1. 요즘 일본 음악을 듣는다. 무언가를 찾아서 듣는게 참 오랜만이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마음에 드는 음색의 가수를 발견하게 되었고 공연 영상도 찾아보고 음원사이트에서 노래 다운도 받아서 플레이 리스트도 만들어서 들으면서 아, 이런 노래들도 괜찮네 하고 있다. 다른 가수를 라이트 하게 좋아해질 수도 있고, 이 정도 깊이로 좋아하는것도 나쁘지 않고 오히려 좋은거지 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듣게 된 유영진이 부른 다른 가수 데모 버전 한소절이 다시 예전의 나로 순식간에 돌려 놓는다. 진짜 우습게도 유영진이 부르는 그 파트의 최강창민 목소리가 생생하게 그려져서... 그저 내 상상만의 목소리만으로도 정말로 좋았다. 너무 듣고 싶다는 이 감정이 어쩜 이렇게 바로 넘치게 샘솟을 수 있는건지 그리고 그런 생각하는것만으로 이렇게 즐거울 수가 있는건지....... 진짜 나는 답이 없나보다. 

 

1-1. 나에게 XV 앨범은 좀 특별한 위치인데 어떤 앨범에도 최애곡은 있었는데 이 앨범에는 그런 곡이 없었다. 괜찮은 곡들이었지만 나를 미치게 하는 곡은 없었다. 하지만 나를 미치게 하는 파트들이 존재했다. 어느 곡에도 그런 파트가 있었다. 어떻게 여기서 이런 목소리로 부를 수가 있지? 새롭고 다양하게 높아진 보컬 스킬은 최강창민 노래를 하루에 한번이상씩 듣는 나에게 조차도 낯설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창민이의 보컬에 놀라는 앨범이었고 그 연장선은 창민이 솔로에서도 마음껏 펼쳐져 있었다. 17년 활동하면서 이렇게 다시 기대감으로 뛸 수 있어서 행복했었다. 창민이가 다음을 기대된다면 좋다고 했는데 그 기대치는 맥스였고 그래서 더 지금이 답답했는지도 모르겠다. 창민이 활동의 폭이 좁아질 거 같았고 속도도 주춤 하게 될 거 같았으니깐. 

 

큰 일인데 또 생각해보면 이렇게까지 큰 일이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왔다 갔다 했다. 많이 우울했고 슬펐으면서 갑자기 그게 뭐라고 움츠려 드는거지? 하는 마음이 서로 충돌했다. 내가 왜 최강창민을 못 보고 못 듣고 살아야 하는건데? 라는 마음과 환경이 달라졌는데 어떻게 이전과 똑같을 수가 있어 그래 그렇지...하는 그런 마음들이 내 속에서 혼돈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나 조차도 이런 마음이 들었는데 창민이도 어느정도가 자신이 당연하게 할 수 있는 선인지 모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전에도 창민이가 나의 역할은 여기까지, 내 몫은 이정도 라고 자신 앞에 선을 그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때가 있어서 답답했었다. 그래서 지금은 더 뒤에다가 혹시나 선을 그려 놓게 되지 않을까? 하는.......혹시나 아주 혹시나 그렇다고 한다면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해라를 넘어서 그냥 팬들이 원하는 건 모두 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너도 하고 싶은거 했으니깐 이제는 "우리"가 보고 싶은건 다 해라!해줘! 이런 마음... 그러니깐 이전보다 더 많이 뭐든 한다는 물론 못할 게 뭐야 하는 그런 마음과 각오로 지금의 길을 걸어 가면 좋겠다. 일을 하는것에 있어서 당당하게를 넘어서 심지어 뻔뻔해도 나는 좋다. 그게 여전히 최강창민으로 듣고 싶고 보고 싶은게 많은 지금의 팬인 날 가장 위하는거니깐. 

 

2. 어제 창민이가 왔다. 한달만이네. 알람에 떨렸고 그리고 그냥 피식 웃음이 났다. 해도 안해도 무엇을 올려도 각자 받아들이는 건 다르다. 내가 긍정적이었다고 해서 혹은 누가 부정적이었다고 해서 맞는것도 틀린것도 아니다. 팬질 하다 보니 내 마음에 따라서 같은걸 봐도 모두 다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결국 알게 되고 확인되는 건 내 마음이다. 난 결국 그냥 여전히 똑같은 창민이가 반가웠다. 그리고 나 역시 이전과 똑같이 어느 날의 인스타 1개 게시물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고 지나가고 있다. 

 

3. 앞으로 내가 창민이를 오래오래 좋아하더라도 내 마음 한 구석 쓸쓸함이라는 상자가 있을 거 같다. 모른 척 하기도 하고 덮어 두기도 하고 인정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없어지지 않고 같이 지낼 거 같다. 가끔은 확 열려버려서 나를 힘들게도 하고 흔들기도 하겠지만 이런 마음으로 좋아할 수 있는거지.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응원하는 아이돌도 있는거고... 주말에 예능을 이리저리 보다가 "너도 사람이잖아" 라는 위로의 말에 순간 왈칵 눈물을 흘리는 연예인 모습을 봤다. 문득 창민이가 생각났다. 창민이도 사람이지....  잊을 때가 있다. 잊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어찌되었든 즐겁고 싶다고 창민이가 말한 것처럼 나도 그렇다. 어찌되었든 즐거운 팬질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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