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열이 다시 한번 이윤을 찾아왔다. 이번에는 정현세자비망록을 들고 말이다. 처음 성열이 이윤에게 숨어서 왔을 때와 같은 기운을 느낀 이윤은 천천히 성열에게 더이상의 숨박꼭질 같은 장난을 하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라고 명령한다. 이윤앞에 성열은 드디어 흡혈귀 김성열로 서 있게 된다. 어차피 어느정도 흡혈귀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귀를 제외하고 다른 흡혈귀가 있다는 것은 다시 한번 놀라운 일이다. 

자신이 왜 귀랑 싸우는지, 이 비망록을 가지고 와서 이윤을 만나는지 성열은 설명한다. 하지만 설명만으로는 이윤을 설득시킬 수 없고, 그렇다고 비망록을 이윤에게 온전히 줄 수도 없다. 김성열이 설명을 할 동안 아무말 없이 눈으로 여러가지 대답을 하는 창민이 연기가 좋았다. 놀랍지만 놀라움을 살짝 감추는 표정, 의문을 가진 눈빛, 그리고 고민하는 모습까지...   

사실 이 비책이라는 거 잘 와닿지는 않는다. 왕실의 욕망이 귀를 불렀고 결국 이 나라는 귀의 나라가 되었다. 그러니 이걸 끊어낼 왕재의 의지가 필요한 것도, 또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어려우니 귀와 같은 흡혈귀로써 반대편이 되는 수호귀가 힘을 합쳐야 하는 것도 알거 같다. 둘 다 귀와 정반대로 대적하는 의지다. 그런데 모계는 뭘까... 결국 귀의 자손이 없으면 귀를 죽일 수 없다는 말인데 이건 이 드라마를 전체적 주제와는 좀 동떨어진 기분이었다. 그게 양선일거라고 우리는 모두 예상하는데 여주인공을 귀와 연결시키는 게 이것 뿐이었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다. 물론 전혀 다른 방법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비망록을 두고 이윤과 성열은 서로의 진심을 아직은 다 진정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각자 중요한 인물로 만나면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벌써 이렇게 만난게 3번째 인데 4번째 만났을 때는 좀 더 가까워 지면 좋겠다. 벌써 드라마는 반을 지나가고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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