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그렇게 현조와 이윤은 서로 마주하고 있었다.아들을 죽음을 막지 못한 슬픔과 아버지의 잃은 분노, 어쩌면 같지만 각자 숨겨진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현조가 앉아 있는 그곳의 주인은 이윤이다. 이윤의 분노는 귀에 대항할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현조는 알고 있었고, 그 분노를 보듬어 주기 보다 그 안에 장작을 끊임없이 넣어준다. 성군이 될 사동세자를 죽인 사람은 다름 아님 임금이라고 자신의 앞에서 말할 수 있는 왕재, 자신의 존재가 누가 되니 당당히 폐위 시켜 달라 말할 수 있는 세손, 도발을 해도 자신의 아비는 사동세자가 아니라 말하는 손자 이윤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거다. 니가 죽으면 되겠구나 라는 말에 원하시면 죽어드리겠습니다가 아니라 죽으라 하시면 더 죽지 않을것입니다라고 눈으로 대답하는 이윤에게 이 나라를 걸어 볼만하다는 걸 시청자인 나 역시 현조와 같이 느꼈다.
순재옹이랑 일대일 대립 장면은 기대가 되면서도 워낙 대단한 연기자시니깐 오로지 단 둘이 부딪치는 부분에서 창민이가 그리는 이윤은 어디까지 과연 밀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말에서는 아직은 무게감이 덜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눈빛은 정말 좋았다. 이윤의 눈빛안에는 할아버지의 대한 원망, 아버지에 죽음에 대한 억울함, 그리고 결국 지금은 이 모든걸 참아야 할 감내까지 담겨 있었다. 10년간 숨겨둔 이윤의 진짜 삶의 무게감이 보였다. 현조인 순재옹이 극에서 아주아주 오래 살아서 심창민의 이윤을 끌어 줬으면 좋겠다. 분명 창민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힘껏 따라갈것이고 해낼테니깐. 벌써부터 다음 현조와의 씬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