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이 귀의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듣는다면 그건 수향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윤은 이미 중전이 그러함을 짐작하고 있었다. 짐작에 대한 확인 사살을 받았지만 이윤의 마음은 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혜령은 이윤에게 지키고 싶은 사람이고 강한 왕이 되고 싶은 이유이다. 사실 이윤이 혜령을 너무 믿는다고 생각했다. 혜령이 검은 도포를 주었지만 혜령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더 많이 있었음에도 이윤은 혜령 앞에서는 가장 솔직했다. 그 이유가 혜령이 보여준 자신의 아픔과 닮은 눈물이라고 했고 그걸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이런식으로 간단하게 윤혜령의 숨겨진 비밀이 전개되는 건 허탈한 감이 있었다. 이윤과 혜령의 관계는 요 근래 그 어떤 드라마의 관계보다 흥미 진진했다. 이윤과 혜령이 캐릭터의 존재감 역시 관계도 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윤혜령이 전개에 대해서 많은 기대와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서브 러브라인에 지독하게 불친절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고 희망인 관계인데도 그저 말 몇 번을 나눈것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윤혜령의 사랑은 아무것도 없는 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윤혜령을 마음에 두는 이유는 이 두 배우들 몫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윤은 참 외롭고 불쌍한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10살 그 어린나이에 유일하게 자기가 의지할 수 있는 어머니조차 자신의 곁을 떠나버렸다. 궁에서 오로지 혼자 남은 어린 이윤은 정치적인걸 넘어서 귀와 대적하기 위해 참아왔다. 그걸 길게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줄 사람은 이 세상에서 어린 나이에 귀에게 팔려가 버텨야 했던 혜령이 유일할것이다. 이윤은 자신이 마음을 준 혜령이 사실은 귀의 사람이라는것보다, 귀의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 혜령을 가여워 한다. 넓고 크고 깊은 사랑이다. 본인인 혜령이만큼 타인인 이윤은 혜령이의 아픔을 공감한다. 혜령이 갈구한건 왕 이윤이었지만 혜령을 추운 인생을 녹인건 따뜻한 그런 인간 이윤의 마음이었다. 이윤 역시 강력한 왕이 아니어도 여전히 자신의 곁에 있는 혜령에게서 위로 받는다. 처음으로 윤혜령은 서로를 그저 한사람으로써 받아들였다. 그들이 갖고 있는 운명에 비해서 너무나 간단하게 풀어버린 것이 여전히 야속하지만 그렇지만 이 둘이 서로의 마음을 통해 흘리는 눈물만으로 충분했다. 절벽 벼랑 끝에서 두 사랑의 사랑은 그렇게 애달프게 피어 있다. 꺽이지 않으리라 믿었는데.... 가혹하게도 이것이 이 둘에게 허락된 유일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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