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선비는 귀에게 대적하는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귀에게 대적하는 2가지 축이 있는데 하나는 귀와 손을 잡고 나라를 세운, 귀를 이 나라에 살게 하는 원죄를 갖고 있는 왕실이고 또 하나는 귀에게 개인적 원한을 갖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갖는 수호귀다. 실질적으로 귀와 가장 라이벌적 대립을 해야 하는 축은 왕실이다. 나라를 세우면서 귀에게 밤의 시간을 준 왕실의 사람들이 백성의 목숨을 담보로 세운 피의 나라를 씻어야 하니깐 말이다. 원작에서도 마찬가지다. 원작에서 김성열은 귀가 무서워 도망만 다니는 흡혈귀 일 뿐, 그 어떤 선비로써 사명도 대의 명분도 개인적 원한도 없다. 자신의 군주가 귀에게 죽게 되었지만 역시 크게 상관하지 않는 캐릭터가 김성열이다. 원작대로라면 귀랑 왕가의 싸움과 성열과 양선이 사랑은 각각 다른 별개의 이야기다. 그런 김성열을 드라마화 할 수 없으니 작가는 김성열에게 수호귀로써, 그리고 명희를 통한 개인적 사연까지 넣어서 귀와 대립각을 만들어줬다. 그래야 120년간 외롭고 고독하게 흡혈귀로 사는 이유를 시청자가 납득할테니깐. 원작에서 귀와 싸우는 건 왕실이고 원작은 이제 김성열이 귀와 연결될려고 하는 서론을 시작하고 있을 뿐이다. 드라마는 결말을 보여줘야 하니 이야기 흐름은 다양해 질 수 밖에 없다. 


이윤이 중심은 왕가의 이야기는 애초에 시작부터 명확했다. 현조와 사동세자, 그리고 이윤 3대에 걸친 이야기다. 사동세자는 귀의 유일한 친구였고(물론 극에서는 그려지지 않았다-.-) 귀와 대적을 오랫동안 준비한 현조의 역을 연기하는 배우는 이순재다. 왕실과 연결된 이윤과 같이 귀에게 아버지가 죽임을 당한 노학영과 그의 할아버지 노찬영대감까지... 이미 설정부터 기획단계부터 귀와 왕가의 대결 이야기는 극의 또 다른 축으로 정해진 채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귀의 원작 설정자체가 왕실의 대리로 나라의 숨은 왕인 역인데 귀의 대결에서 왕실의 이야기는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다. 오히려 더 중요한 포인트를 갖는다. 그런 왕실과 수호귀로써 개인적 복수를 다짐하는 김성열이 합쳐서 귀를 물리치는게 바로 밤선비의 기본 골격이다. 


밤선비에서 왕실의 이야기 비중은 시놉사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배우캐스팅들과 관계도를 보고도 이정도 분량도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건 바보다. 심지어 원작에도 귀와 대적하는 건 오로지 왕가다. 오히려 드라마 극의 진행이 뒤로 갈수록 왕실의 주체적인 이야기는 급격하게 줄었다. 새로운 작가가 온 뒤로는 더 심해졌다. 그 사람들이 믿으며 찬양하는 새작가가 온 뒤에 기쁨의 폭죽 터트리고 난리 피우던 사람들은 자기들이 욕망이 충족이 안되자 다시 음모론을 쓰면서 이윤이라는 캐릭터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윤은 김성열에 그 어떤 포지션도 침범하지 않는 캐릭터다. 김성열은 인간의 마음을 가진 흡혈귀로 상처를 딛고 다시 사람인 양선이를 사랑하는 캐릭터인데 이윤은 김성열은 설정 어디에도 겹치는것이 없다. 심지어 원래 이 드라마 주요 사랑 이야기인 이윤-양선(서진)-김성열 삼각관계에서 조차 철저하게 빠져버렸다. 시놉사기를 당했다면 오히려 이윤이 아닐까 싶다. 혜령이랑의 사랑 조차도 그냥 사건에 끼어서 말로만 전개했으니 말이다. 김성열 대신 귀의 싸움에서 멋진 해결책이 되지도 않았고, 김성열 보다 양선을 위해 더 옳은 선택을 한 적도 없다. 이윤은 어떻게 보면 함께 꿈꾸는 세상으로 인해 주변의 많은 인물들이 죽게 되었지만 결국 우는거 말고는 할 수 없었고, 또한 중간에 자신이 좋아했던 친구였던 진이를 귀에게 바치겠다고 칼을 뽑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이윤을 캐릭터는 그들에게 공격 당했는데 아이러니하게 그들에게 그런 나쁜 무책임한 이윤이 김성열의 설정과 비중을 빼앗긴 캐릭터라고 하니 우습다. 


그 사람들은 이미 교체된 원작가가 이 작품 후반을 망쳤다고 하지만 원작가가 쓴 전반 10부까지 오히려 귀는 김성열에게 과도하게 집중했다. 굳이 끝판왕 귀가 120년간 숨어만 살던 김성열에게 그렇게 집착할 이유가 있는걸까 의문이 들었지만 10부 내내 귀의 대사의 대부분이 김성열!!!을 외치는거니 말 다하지 않았는가...김성열을 잡기 위해 책쾌를 다 잡아 죽였고 김성열이 지키려고 하는 양선이를 찾는데 혈안이 되었다. 김성열은 그런 귀에게서 양선이를 지키고, 귀에게 당한 사람들을 풀어주고 그의 식솔들의 뒤를 봐줬다. 수호귀로써 김성열은 백성을 지키고 120년간 대의를 잊지 않으면서 양선이와 사랑을 했다. 귀 역시 김성열에게 집중했다. 그게 바뀌기 전에 그 사람들이 그렇게 욕하는 원작가가 쓴 성열의 캐릭성이고 귀와 성열의 관계다. 그런데 후반 그들이 원하는 환호하면서 반긴 작가교체가 일어나고 나서 이 작품은 캐릭터 위주에서 사건 위주로 극을 재탄생시켰고 악귀 귀는 세상을 자기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김성열에게 집착하는 귀가 아니라 왕의 자리와 혜령을 얻고 싶은 사람의 가장 기본적 욕망에 충실한 귀였다. 그로 인해 귀는 사람들 앞에 더이상 숨어 있는 밤의 왕으로만 만족하지 못하는 욕심과 혜령을 통해 김성열과 같은 사람의 마음을 갖는 흡혈귀로 재탄생했다. 그런 귀가 이윤을 괴롭혔다고 해서 극의 중심이 이윤이라고 말한다면 어불성설이다. 이윤 때문에 귀가 그렇게 변한것이 아니다. 그렇게 변한 귀 때문에 이윤이 전반과 다르게 후반 새로운 히어로로 재탄생한것도 아니다. 매회 굴욕적이다 싶을정도로 멘탈이 박살나 괴롭힘을 당한 결과가 무엇이었는가? 이윤이 그 변화의 중심이었다면 이윤이 변화의 과정과 결과를 가져야 하지만 이윤은 그러지 못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그 사건은 인물에게 파장을 줘야 한다. 하지만 이윤 괴롭히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이윤이라는 캐릭터에 어떤 파장도 주지 않았다. 그저 도돌이표로 괴롬힘을 당하고 오뚝이처럼 일어서서 다시 괴롭힘을 당했을 뿐이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왜 귀가 이윤을 괴롭혔나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나와 있다. 드라마 흐름을 따라가면 뻔히 보이는 답을 외면하고 있다. 후반 그 사람들의 불만은 새작가의 진행 속에서 나왔지만 자신들이 믿어야만 팬질이 되는 음모론에 새작가를 탓하면 모든게 무너지니 결국 그들이 원하는 흐름대로 써줬던(잘 쓴것과 별개로 뼈대는 명확했다) 원작가 탓을 하는 오류 속에 빠져 살고 있다. 드라마판이던 예능판이던 방송에서 가장 큰 권력자는 방송사(위에 광고주가 있지만)이다. 제작사도 방송사에 편성을 주지 않는다면 제작을 할 수 없다. 그런 방송사보다 제작사가 더 힘이 있고 심지어 바뀐 작가보다 중간에 자기 작품에서 밀린 원작가가 드라마 내용에서 가장 큰 파워를 낼 수 있다는 비상식적은 착각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건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진짜 몇 몇의 파워있는 작가를 제외하고 방송사와 제작사 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작가는 없다. 그럴 힘이 있다면 애초에 자기 작품에서 중간 교체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캐릭터가 완벽하게 시청자에게 사랑과 이해를 받을 수는 없다. 이윤이 양선이를 희생양으로 바치겠다고 해서 지지를 못 받을 때도 있었고 무력하게 괴롭힘도 많이 당했고, 귀라는 캐릭터도 너무 과한 악행으로 인해 거부감을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캐릭터들이 그 설정의 한계를 넘어서 이윤이 그럼에도 비굴하지 않게 느껴졌던거, 귀가 그럼에도 절대악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납득되고 전달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김성열이 시청자에게 공감대를 그 사람들이 원하는 기대만큼 얻지 못한 건 어떤 캐릭터탓이 아니란 말이다. 밤선비는 원작가도 바뀐작가도 설정대로 이야기가 잘 풀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진짜 설정대로  제대로 이야기가 완성된 캐릭터가 어디 있는가... 이윤도 울고 괴롭힘을 당하고 케어과정이 없었고, 양선이를 사이에 둔 김성열과 삼각관계와 혜령이랑 사랑 이야기도 거의 진행되지 못하고 결말이 나왔다. 양선이는 서진이로써 똘똘한 책쾌로써 캐릭성이 없어졌고, 혜령이는 말하기 미안할정도로 분량이 없다. 수향이는 원래 흑화가 예정되었고 호진이는 수향이를 짝사랑 설정이었다. 양선이 양모는 원래 양선이가 기억을 찾는데 중요한 역을 하는 캐릭터지만 극에서 사라져 버렸고, 오히려 사냥꾼이라는 이 나라의 충신이라는 캐릭터가 나와서 김성열을 비호까지 하게 되었다. 선제작 하지 않는 한국 드라마에서 흔하게 생기는 일이다. 한국드라마들은 크게 작게 이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 드라마들 모두 그 사람들처럼 더럽고 치졸하게 한 캐릭터를 음해하는 음모론에 빠져 있지는 않다.




드라마 시작전부터 그 사람들은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SM 소속 연예인인 일본에서 인기 있는 창민이가 김성열을 흔들거라는 착각 속에 모든 이윤의 장면을 김성열과 비교하면서 땅을 파고 그 땅에 파뭍혔다. 드라마 시작 후에 자신들이 판단하기에 김성열을 위협하는 모든 캐릭터들을 비하했다. 드라마는 주인공이 우선이니 다른 캐릭터는 김성열에을 돋보이게 할 수 없다면 분량이 줄어야 하고 설정이 없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 와중에 시작부터 자신들이 만들어 낸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평균 10분의 이윤의 모든 게 더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윤의 10분이 김성열의 10분이 된다고 해도 달라지는게 있을까? 김성열이 극에서 분량이 부족했던것도 아니고 이윤이 김성열의 설정을 파고 든것도 아니다. 어떤면에서 그 사람들에게 김성열이 납득이 안되었다면 그건 김성열이 가진 문제점이 있을 뿐이다. 그 문제점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밤선비에서 피해받은 배역의 팬들처럼 한국드라마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문제점이라고 받아들이면 될텐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납득이 안될만큼 그 사람들에게 김성열은 문제가 있었나보다. 아직도 사람들이 윤혜령이 기획의도의 반만이라도 제대로 그렸다면, 윤혜령이 최소한 사랑한 추억 한 토막이라도 그리워 할 수 있었다면, 무거운 드라마에서 귀여웠던 커플로써 윤양선이 갑자기 10회 확 사라졌어야 할까, 이윤이 인간의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괴롭힘만 당하고 그 무게만큼 고민과 갈등이 없다는게 말이 될까 등등을 아쉬워 하듯이 말이다. 서브들도 엄연히 드라마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인물로 각각 자기들의 이야기가 있는건데 좋은 설정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는 모두 주인공인 김성열에게만 집중해야 하고 나머지들은 드라마를 망치는 길이라고 맹목적 믿음을 보이는 그 와중에 가장 우수운건 드라마 시작부터 제작사들에게 눈에 보이는 피드백을 받은 사람들은 김성열을 응원하는 그 사람들이라는거다. 공홈의 관계도부터 시작해서 중간에 그렇게 환호했던 원하는 작가로 교체, 사라져 버린 서브들의 러브라인 등등 말이다. 


 

드라마판에서 만만한게 아이돌 배우다. 만만한게 에셈이다. 이 둘을 모두 갖고 있는 창민이를 공격하는건 쉬워보였다. 하지만 고작 10분 나오는 럽라 이야기에서 빠지기까지 한 이윤에게 먹혀 버린 주연 김성열이라는 주장을 통해 그 사람들에게 무엇이 남은것지는 모르겠다. 최소한 나에게 남은 건 저렇게 아집과 오만, 이기심에 뭉친 최소한의 상식도 없이 이성을 잃은 팬질은 하지 말자는 남았다. 그렇게까지 밑바닥으로 떨어져야만 자기위안이 되는 초라한 팬질은 더욱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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