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귀와의 싸움이 끝났다. 혜령이까지 희생당한 이윤은 좌절하지 않은 채 또 다시 일어선다. 이윤은 충분히 귀랑 대적하겠다는 의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굳이 고난을 주지 않아도 충분하다. 그것도 자꾸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는 반복되는 고난은 더욱더 말이다. 고난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윤에게는 더이상은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작가의 안일한 극전개상 필요했고 결국 이윤은 또 다시 유일하게 남은 혜령마져 잃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 귀에게 전부를 잃은 이윤이지만 귀의 마지막은 이윤의 몫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과정까지 오는 내내 안타까웠다. 시청자인 보는 나조차 피로감이 느껴질 정도였지만 제대로 귀를 향해 이윤이 할 게 없는게 뻔하니깐 말이다. 결국 우려대로 그렇게 끝이 났다. 비록 귀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하지는 못했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포기하지 않은 이윤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호귀인 김성열이 믿음을 준 적이 없어도 믿어주고 스스로를 포기해도 이끌어줬다. 모계인 양선에게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을 심어주면서 말이다. 역사에 기록된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말은 드라마속에서 영웅 김성열을 위한 말이겠지만 나에게는 이윤을 위한 말이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이윤의 왕으로써 숭고한 희생은 드라마에서 조차도 잊혀질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죽도록 괴로운 상황이 반복되어도 굴복하지 않았고 그 어떤 힘겨운 고난이 와도 이윤은 비굴해 보이지 않았다. 티끌 하나 뭍지 않은 이타적인 고귀한 진심이 있었으니깐. 최소한 나에게 이윤이 영웅이다.  


귀가 없는 세상에서 왕 이윤은 백성들에게 평화를 주었다. 그리고 인간 이윤은 모든걸 잃었다. 아무도 없는 궁안에서 이윤의 곁을 지켜주는건 혜령이 남긴 비녀뿐이다. 그 마음은 이윤 곁에 남겠지만 그래서 더 어쩌면 잔인하다. 현실에서 이윤은 정말로 제대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죽어야만 안식을 찾을 거 같은 공허한 이윤을 한번은 안아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안아줄 수는 없는 내 이윤에 대한 위로는 이윤을 계속 기억해 주는 일 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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