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에게 세손이 아닌 그냥 평범한 아들로써 있을 수 있는 어머니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어머니를 만나러 절에 갔다가 예상치 못한 장면을 보게 된다. 음란서생 무리들의 극락왕생을 빌고 있는 혜령이다. 음란서생과 엮여서 많은 자신의 사람들이 죽었다. 그런 상황에서 음란서생을 좋은 마음으로 비는 사람이라면 더 윤에게는 고통이다. 그런 마음들이 예전에는 힘이 되고 고마웠을텐데 지금은 혹시나 잘못될까봐, 자신을 지지하다가 억울하게 엮어서 다시 고통받는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이 된다. 혜령이 어떤 사람인지 이윤은 전혀 모른다. 정말로 좋은 마음으로 비는건지, 아니면 자신의 어머니 절에서 이런 일을 해서 어머니까지 엮게 만드는 의도를 가진건지 알 길이 없다. 이래도 저래도 윤이는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때 이 둘 사이 어머니가 끼어 들어 자신이 하자고 한 일이라고 이윤을 진정 시킨다. 혜령에게 화를 낸 이윤은 혜령에게 작은 미안함을 갖게 되었다. 


음란서생의 무리들에게 돌아가신 사동세자를 떠올렸다는 어머니에게, 이윤은 자신의 뜻도 같음을 고백한다. 어머니 앞에까지 숨기고 싶지 않다. 너무 많이 모든 사람들을 숨겨야 하는 이윤은 이제 힘에 겹다. 어머니는 아들의 대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다. 그리고 아들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죽음을 각오한 길이라는것도... 거짓말이라고 아니라는 아들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이윤은 그저 음란서생도 아니고, 세손도 아닌 아들 이윤으로 그냥 쉬고 싶을 뿐이다. 


평소에도 10년간 쉽게 잠을 잔 적이 없었겠지만 지금은 아예 잠을 잘 수가 없었던 나날이다. 만일 이윤이 주인공이었다면 그 엄청난 일이 일어난 뒤에 잠 못 이룬 자책하고 고통스런 날들을 보여줬겠지만 우리는 그저 이 말 한마디에 이윤의 날들이 얼머나 괴로웠는지을 가늠할 뿐이다. 어머니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척 그저 잠을 자고 싶다는 이윤의 웃지만 우는 모습은 마음이 아린다. 


이윤이 무거운 운명과 대의가 모두 완성하고 나면 한 사람으로써도 정말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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