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영화는 벌써 보신겁니까, 너무 부끄럽네요"하며, 단정한 모양새의 눈썹 꼬리를 내리면서 수줍음을 감추는 듯한 미소로 처음 영화 출연작인 <황금을 안고 튀어라>의 인터뷰석에 앉은 창민. 영화 출연 요청이 들어왔을 때 이미 동방신기의 라이브 투어와 같은 시기의 촬영이 될 것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번은 거절할 요량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스즈카즈유키 감독과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들과의 공연, 그리고 서스펜스 넘치는 각본의 매력에 저항할 수 없었던 그는 출연을 결정했다.
"촬영이 처음부터 힘들었던 것은 외국어로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지금도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지만, 막 외운 어려운 단어를 써보거나 하면 일본어를 잘 할 수 있을까도 생각하는데(웃음), 연기는 그것과는 전혀 달랐었지요"
라이브의 MC에서는 일본인조차도 능숙하게 말할 수 없는 단어도 유창하게 써가며 관객을 흥분과 웃음으로 자유자재로 이끌었던 그였지만, 일본어의 대사에 감정을 싣는 것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았었던 것 같다. 이번에 연기한 역은 폭파공작 전문가이며 전 국가스파이인 청년, 모모.
"이스즈 감독님의 칸사이사투리도 잘 알아듣지 못해서 처음 1주일은 패닉상태였어요. 움직임이 너무 굼떠서 스파이로 보이지 않는다고 하시기도 하고. 그래도 매일 감독님에게 '세뇌'되는 와중에 여러가지 알게 되었어요. 몇년씩이나 경험이 많은 배우가 아닌 저에 대해 이렇게 독설을 하실까하고 처음에는 생각했지만(웃음), 감독님께 화가 나지는 않았구요. 머리 속에서는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 자신에 대해 화난 것이 더 컸지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것은 6명의 남자들의 금괴강탈작전. 그 중에서도 서로가 모르는 사이에 형성되는 츠마부키사토시가 연기하는 코다와 모모의 관계는 이 영화에 꿈처럼 덧없고도 안타까운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모모가 이 동료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 것은 코다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코다와의 장면에서는 감독님이 '더 색기있게', 라고 하셔서(웃음), 시선등의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두 사람은 상실감과 고독을 가지고, 자기들만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서 살아왔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동방신기로서의 저는 팬 여러분이 사랑해 주셔서 밝은 세게에 살고 있지요. 영화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에 자신이 없어서, 솔직히 말하면, 조금 의기소침에 있었고, 모모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어요. 그래도 저도 별로"이 사람은 나랑 닮았구나"하는 타입이 아니니까, 그 점이 모모와 저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했지요.
=소중히 하고 싶은, 소소하지만 마음 편한 시간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거랑 기계가 다르니까 조금 어려울지도" 하며 미싱을 돌리는 장면과, "이제 한국에도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은 일본의 옛날 가게를 알게 되어 기뻤다"며 말한 아르바이트 두부가게에서 두부를 건지는 장면 등, 새로운 표정도 있었다. 촬영중에는 4Kg이나 살이 빠졌다고 하는데, "윤호는 투어 사이사이에 한국에 갔다 오면 그때마다 살이 쪄서 돌아왔기 때문에 부러웠지요"라며 주위를 웃기기도. 그런 그지만, 창민은 아시아 전역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들지 않을 정도로, 흐르는 듯 지나가는 일상에서 소소하지만 행복한 순간을 찾아내는 것에 능숙한 사람이다. 촬영 중에 같은 공연자들과는 '보통 남자'서 예쁜 여배우들과 좋아하는 술 얘기도 했습니다(웃음)"이라며 즐거운 듯 이야기 하며, 오사카의 거리를 걸으며 찾아낸 네팔 요리가 맛있었다고 눈동자를 빛내면서 이야기도 해준다. 그런 창민에게 영화의 광고문구에 빗대어 "돈다발보다 탐나는게 있는가?"하고 물으니 적당히 넘겨버리지 않는 현실주의자인 그 다운,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돈은 필요없다"고는 저는 말하지 않아요. 결코 헛되이 쓰지 않고, 평온한 생활을 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은 나쁘지 않죠. 현대를 살아가는 한, 누구에게도 어떠한 스트레스는 갖고 있잖아요. 그것을 조금이라도 줄이면서 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돈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금 저에게 있어 편한 시간은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거나 산보하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시간, 왠지 소박하네요(웃음). 가을이 되면 다이안 파치의 앨범<파이풀 벨트>같은 것이 수수하지만, 추천할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인 30대 여성들에게 이런 소중한 메시지를 남겼다. "중학생 정도의 딸에게 '장래 꿈이 뭐예요'라고 질문을 받은 아버지가 당황해하는 신용카드 선전이 있잖아요. 그거, 매우 좋은 광고던데요. 나이를 먹어서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면서도 어떠한 소소한 것에서도 꿈을 찾는 것이 가능할겁니다. 저는 언제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창민이가 두부가게에서 두부를 건지는 장면을 50번 이상 찍었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인데
감독이 토크쇼에 덧붙인 말로는 두부를 건져서 다른손으로 옮겨 봉지에 넣으면서 고다랑은 몰래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대사도 해야 하고 처음 담아본 두부가 자꾸 옮기는 상황에서 부서졌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감독이 보다가 자기가 두부 건지는 걸 알려줄려고 두부물에 손을 담갔는데 너무 차가워서 놀랐데.
하지만 손이 빨개져도 차갑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묵묵히 두부를 ...
촬영장소를 빌려준 두부가게 주인아저씨가 오히려 빨간손이 너무 안타까워 따뜻한 물 조금 타면 어떻겠냐고 했을 정도..
두부가게는 모모 촬영 내내 힘들게했지만(촬영 취소라던가....ㅋ.ㅋ) 공개된 영상 보면 정말 잘 나온거 같아.
두부를 왼손으로 떠서 오른쪽으로 옮긴 후 봉지를 털어 넣는 모습이 진짜 능숙해 보여.
폭신폭신한 두부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는 두부가 소중한 두부가게 모모가 보인다.
사진에서는 한여름 같지만 사실은 추운 겨울...
이 몇 초 안되는 장면이지만 창민이의 모모가 보이는 거 같아서... 참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