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창민이는 제주도에서 찍는 파목 마지막 촬영을 하고 아침에 서울로 입국 한 뒤에 말끔하게 차려입고 삼성 3D 행사장에 나타났다. 소송이 일어나고 나서 공식적인 첫 한국 활동 자리였고 또한 이 날은 내가 팬이 되고 나서 창민이가 한국말로 말하는 목소리를 처음 듣는 날이기도 하다.  소송 이후 팬이라는 시간은 그러했다. 과거의 가수도 아니고 현재의 가수도 아닌 그런 미묘한 상태의 팬질은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는지 돌아보니 신기하지만 생각보다는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순간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그럭저럭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처음으로 창민이 인사를 들으니 기분이 참 이상했었다. 내가 지금 창민이와 동시대에서 살고 있고 동시대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그런 기분들이 넘쳐 흘렀었다. 


오랫동안 듣지 못한, 사실 처음 듣는 한국어를 말하는 창민이 목소리 톤은 많이 낮아져 있었다.  과거 영상에서 익숙하게 많이 듣던 창민이 목소리가 맞으면서도 어라? 하게 되던 낯설던 목소리... 그렇게 창민이도 우리 앞에서 안보였어도 변해가고 있었다. 창민이 목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영상을 보면서 끝도 없이 올라오는 사진을 200장이 넘게 저장하면서 처음으로 실시간 하는 창민이 팬질이 참 즐거웠다.   


그때 생각하면 끝이 있는 기다림이 있는 지금은 분명히 더 좋은일이기는 한데 사실 지루함으로 따지자면 지금이 더 낫지는 않다. 오히려 하루하루 시간이 가는걸 의식하고 매일 디데이를 세고 있으니 아직도 갈 길은 멀어보이고 온 길은 얼마 안된 거 같다. 몇 일 뒤면 창민이가 입대한 지 반년이 지난건데도 말이다. 내년 이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세어가면서도 이제는 얼마 안남아서 더 시간이 안가는 거 같다고 투덜거리고 있을거 같다. 조금 남았던 많이 남았던 창민이를 못보고 기다리는 건 참 길다고 생각되어지니, 창민이가 내 일상에 정말로 한 부분으로 깊이 있구나 하는걸 깨닫는다. 최강창민의 시간이 잠시 정지했을 뿐인데 내 일상이 조금은, 사실 조금보다는 더 많이 심심하고 재미없어지니 말이다. 





6년전 "안녕하세요. 동방신기 창민입니다." 이 인사 하나가 그렇게 반갑고 기뻤던 순간 처럼 창민이가 다시 우리에게 최강창민으로 돌아왔을 때 첫인사로 시작되는 모든게 반갑고 설레일거다. 내년에 창민이가 돌아온 뒤에 이제 다시는 일시정지가 없이 쭉 열심히 노래하고 춤추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최강창민의 활동들을 보면서 군백기 때 기다리는게 참 지루했는데 이렇게 즐거운걸 보니 그 때 잘 버텼어! 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아아아! 최강창민 보고 싶다!!!!!  잘생기고 귀엽고 멋지고 춤도 잘 추고 배려 깊고 농담도 잘하고 가끔 전혀 예상 못한 방향으로 날 놀라게도 하는 그런 우리의 모든 창민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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