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학영이가 살길 바랬다. 귀가 세상에서 몰아낼 수 있는 힘은 표면적으로는 왕과 수호귀, 그리고 모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고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든든한 몫이 있기를 바랬다. 그런 세상을 꿈꾸던 평범한 사람의 대표인 학영이 바뀐 세상 속에서 밝게 살기를 바랬다. 그래야 사람이 희망인 세상일테니깐. 하지만 이미 학영은 귀에게 물려 인간다움을 잃었고 그 인간다움을 찾을 수 있는 길은 이윤이었다. 자신의 절대군주이자 막역지우인 이윤... 이윤이 자신의 충신인 학영이 변하는 모습을 통해 귀를 없애고자 하는 방법의 틀림을 깨닫고 원래의 이윤으로 돌아왔듯이 학영 역시 이윤을 통해 백성 중에서 가장 뜻이 곧았고 용감했던 충신 학영으로 돌아왔다. 이 둘은 서로에게 절대적 존재고 누구도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 그래서 쉬이 이윤은 김성열의 제촉에도 불구하고 학영이 심장에 칼을 꽂을 수가 없다. 그런 군주의 마음을 아는 학영은 직접 이윤의 손을 끌어다가 자신의 심장을 겨냥한다. 죽는다면 이윤의 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 학영이 죽음이 헛되지 않고, 학영이 역시 그나마 편히 눈을 감을 수 있다고 봤지만 역시 이윤에게는 너무 잔인하다. 이윤의 손에 죽은 학영의 의지는 그렇게 깊은 여운으로 내 곁에 남을 것이다. 이렇게 까지 고통 받았음에도 귀를 자기 손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이윤이 안타까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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