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선비 반환점 - 10분을 걷는 세손 이윤
끄적



처음에 이 드라마 캐스팅이 되었을 때 나는 드라마 원작의 인기 보다는 원작의 소재가 걱정이 되었다. 만화 속에서는 뱀파이어는 어떤 표현의 한계 없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 하지만 그걸 브라운관에서 평범한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진짜로 전달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뱀파이어라는 건 아무리 잘 그려도 가상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하니깐. 드라마라는 게 시청자를 얼마나 그 세상에 사는 인물들이 진짜라고 믿게 하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소재자체가 설득하기가 쉽지는 않다. 게다가 공들여서 인물과 이야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영화가 아닌 생방으로 긴 호흡에 드라마로써는 더욱더 말이다. 원작을 읽고는 더 걱정이 앞섰다. 원작에는 사실 드라마화를 하기 위한 스토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게 본 원작 중에 살리고 싶은 꼭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냐 묻는다면 한 참을 고민한 다음 없다고 말할 것이다. 살리지 말아야 할 건 많았고 살려야 할 이야기는 없어 보였다. 그런 걱정을 하고 있는 와중에 수염을 달고 촬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매우 좌절했다.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나에게는 더 많은 드라마였다. 공홈이 열리고 나서 이윤이 가진 설정을 보고 그 설정을 모두 살린다면 괜찮은 드라마가 되겠지만 설정이라는 건 어차피 설정일 뿐, 그것이 전부 드라마안에 녹아 들 확률이 높지는 않았다. 걱정 반, 그리고 기대 반 그렇게 밤을 걷는 선비의 드라마는 시작 되었다. 



이제까지 10부 동안 이윤은 대략 평균 1부에 10여분 정도의 분량으로 나온다. 이윤이 갖고 있는 설정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분량이다. 이윤을 통해서 각 인물인 아버지 사동세자, 할아버지 현조, 막역지우 학영, 그리고 잃어버린 벗 서진인 양선과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 짧은 분량안에 이 모든 걸 다 넣다 보니 이윤의 이야기는 한 컷도 낭비가 없게 되었지만 역으로 조금이라도 이윤의 감정선을 깊게 보여주거나 조금이라도 개인적 이야기를 길게 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분량이다. 그래서 그만큼 단점이 있다. 나처럼 이윤에게 집중해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윤의 보여지지 않는 숨겨진 감정이나 이야기까지 꺼내서 읽어내지만 일반 시청자들은 그렇지 않다는것이다. 딱 보여지는만큼 사람들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윤은 보통 사람의 평범한 감수성이 아니라 특수한 무거운 감정을 기반으로 음란서생이라는 위치에서만 이 극안에서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이윤의 감정전달 보다는 극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한 내용이 대다수이다. 


그렇게 자신의 감정보다는 사건을 만드는 이윤이라는 인물이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스며드는 건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차곡차곡 그 안에서 이윤은 전개 되는 과정 사이 자기만의 감정을 뿌려놓고 쌓아온 결과 처음으로 온전히 이윤의 지금을 만난 9회에서 우리는 이윤의 감정들이 거짓이 아니라 진짜로 안타깝고 안쓰럽게 만들었다.  

 





완벽한 연기냐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다. 어색한 부분도 있고, 보완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연기스킬로는 배워야 할 점이 더 많다. 그렇지만 그 부분을 순간이라고 넘어갈 수 있을만큼 감정 부분에서 충분히 고난하고 무거운 운명을 가진 세손이며 인간 이윤을 보여주고 있다. 10분 적은 분량에서 세손의 무거운 고난, 어두운 과거, 복잡한 감정을 대부분 시청자들에게 인지시킨것은 그 장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연기한 심창민의 몫이 크다는데는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서 이윤은 극 안의 모든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인물이 되었다. 할아버지 현조와도, 협력관계 성열과도, 물리쳐야 하는 귀랑도, 앞으로 같이 감정을 쌓아갈 혜령과도, 이제는 추억속으로 뭍어야 할 거 같은 양선과도, 그리고 유일한 벗인 학영이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함께 할 수록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 인물로 성장했다. 단순하게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이 아니라 이 모든 사람들과 이윤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가 있을지가 궁금하졌다. 밤선비 사람들을 이윤을 통해 사는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는것이 참 좋다. 



이제 받을 걷는 선비가 2부로 향한다. 이제까지 이윤은 과거를 바탕으로 살았다면 지금은 꿈꾸는 미래를 향해서 살아갈 것이다. 보여진 시간보다 훨씬 좋은 인물로 성장한 이윤이 밤선비 세상을 비추는 스펙트럼이 되길 바라지만 꼭 그렇게 되지 않아도 좋다. 그저 딱 하나만, 정해진 결말을 위해 이윤이 수단화 되지를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도 지금 처럼 이윤 다운것, 그게 큰 욕심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예고가 참 불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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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yanaa 2015.08.12 11:47 신고 URL EDIT REPLY
예고....하... 멘붕....ㅎ
nayanaa 2015.08.12 11:47 신고 URL EDIT REPLY
무사히 우리의 플레이어가 완성될 수 있길 기원합니다ㅋ
nayanaa 2015.08.12 11:48 신고 URL EDIT REPLY
그렇지 않다면 ㅎㅎㅎㅎㅎ 지금 버전도 아니고 8회 정도에서 마무리짓는걸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타버린물 2015.08.12 11:51 신고 URL EDIT REPLY
드라마 속에서 이윤을 볼 때는 그냥 한 사람의 이윤일 뿐인데 드라마 외적으로 이윤을 볼 때 주인공이 아니라는 건 이렇게 불안한건가 봅니다....또르르르르...
타버린물 2015.08.12 12:04 신고 URL EDIT REPLY
적은 분량, 14살 아들도 있는 아버지조차도, 그 어떤 세자들도 없는 20대초반역으로 수염까지 받아들였는데... 마지막 희망만은ㅠㅠ
nayanaa 2015.08.12 12:08 신고 URL EDIT REPLY
그냥 단순 기우이길 바랍니다 ㅎㅎㅎ 오늘이 지나고 내일은.. 아마도 희망이 생기겠죠...ㅋ.ㅋ
타버린물 2015.08.12 12:22 신고 URL EDIT REPLY
그저... 이해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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