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한량인 척 말고 진짜 세손이 되어 나라를 보니 세손 눈앞에 나라의 백성들은 더 힘들고 괴로워 보인다. 자신의 눈 앞에서 쓰러지는 노비들을 일어나라 제촉하는 신하들을 말리면서 한걸음 걷자 그 앞에 어쩌면 만나는게 두려웠을 양선이 서 있다. 고문으로 아직은 성치 않는 몸으로 무거운 항아리를 끌고 오는 양선이 앞에 이윤은 용기를 내서 다가간다. 양선이가 그런 이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두가지 였다. 백성으로써 음란서생에게 받았던 희망은 진짜였으니 그걸 이어가라는 말, 양선이로써 형님에게 받은 상처는 씻을 수 없으니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말, 이 둘 모두 이윤을 아프게 한다. 내가 이윤 앞에 양선이가 좋았던 것은 양선이는 윤이 앞에서 늘 따뜻하고 똑똑하고 현명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 강요하기 보다 상황을 볼 줄 아이고 사람을 살피는 아이였다. 고통이 내린 상황에서도 양선이는 음란서생의 희망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 아이였지만 그래도 이윤을 품어주기에는 윤이에 대한 마음 보다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너무나 크다. 당연한 너무나 당연한 양선의 반응이지만 이윤은 어쩌면 그래서 더 이 반응이 힘들지도 모르겠다. 당연하게가 아니라, 남들과는 좀 다르게 이윤을 이해하기에는 이윤에 대한 양선이 마음이 너무 작다는거니깐. 

차가운 말로 양선에게 변한 자신을 보여주지만 그 와중에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스스로를 아끼라는 말이였을거다. 나는 너를 돌봐줄 수 없으니 스스로라도 자신을 아껴주고 살아갔으면 하는 그 마음, 그게 이윤의 상처 받는 눈이 가진 진심이었지만 양선에게는 그걸 신경쓸 여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떨어져 깨져버린 항아리만큼 산산조각난 양선이 마음을 다독여 줄 수 없는 이윤은 그저 멀리서 안타깝게 봐라보는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 그래도 당장이라고 구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는것이 양선이를 도와주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윤은 꾹 참는다.  

형님 아우 하면서 춘화집을 운운하던 귀여운 커플이었다. 드라마를 밝게 해주는 이 두 사람의 인연은 이렇게 무너졌다. 사랑이 아니더라도 우정으로 벗으로 좋았을 사람들이 이렇게 상처로 갈라져서 나중에 양선이가 기억을 찾고 윤이가 그렇게 찾아 헤멘 서진이라고 해도 이 둘에게는 크게 중요해 보이지가 않다. 그런 둘의 갈라진 틈으로 혜령이가 들어온다. 이윤이 양선을 마음 쓰는게 신경이 쓰이는 혜령, 혜령이의 삐죽 나온 마음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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