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세손과 성열이 만났다. 8부만에...!! 이제까지 밤선비를 보면서 특별히 연출이 좋다고 느껴본 적은 없는데 이 장면에서만은 좋았다. 성열에게 걸어가는 길에 꽃과 눈을 내리 까는 이윤의 얼굴이 스치는것도, 서서히 다가오는 버선발을 보여주는것도, 그리고 마지막에 이윤의 표정을 클로즈업 하는 것까지 좋았다. 경계하지만 다가서는 이윤과 모든 걸 알지만 숨을 수 밖에 없는 성열의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준 연출이었다. 


김성열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귀의 존재와 과거는 물론 이윤의 정체와 계획까지... 이윤과 한번도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지만 이윤의 계획에 동조할 만큼 믿고 있다. 하지만 이윤은 다르다.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그의 존재가 사람인지, 흡혈귀인지, 어느정도까지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어떤 목적을 갖고 자신의 하는일을 돕는지 도통 아는게 없다. 이 싸움에서 조급한 건 이윤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우위에 서서 그 상황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성열 모르게 접근 하면서 하나 둘 씩 자신이 가졌던 의문에 사건을 해결한 주인공이 뒤에 숨어 있는 성열이라는걸 확인했다. 그 이후에 이 판을 완전히 이윤쪽으로 끌어 당겼다. 윤이의 발걸음은 성열의 말로는 막을 수 없었다. 누군지도 모르니 그저 말 몇 마디로는 믿을 수도 없다. 이윤에게 자신의 일을 돕는다는 이유로 성열의 말을 들어야 할 이유보다 경계해야 하고 확인해야 하는게 더 중요한 일이였다. 결국 성열이 막지 못한 윤이의 발걸음은 현조의 출연으로 끝까지 가지 못했다. 



창민이의 연기 중에 몇 몇 장면들은 유난히 마음에 드는데 이 장면 역시 그렇다. 성열의 정체를 확인할 때 정말 궁금해서 묻는게 아니였다. 본능적으로 그 일을 한 자가 뒤에 숨어 있는 자라는걸 알고 재확인 하는 목소리였다. 그럼에도 모든걸 알고 있는 자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표정으로 보여줬다. 제일 좋았던 건 다가오지 말라는 성열의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는, 믿음은 그 후에 쌓자면서 다가설 때 표정과 목소리였다. 정말 완벽하게 그 위에서 군림하고 있는 군주였다. 강렬한 표정이나 큰 목소리로 만들어 내는 카리스마가 아니라 조용히 상대방을 압박하고, 자신이 정한 뜻은 굽히지 않을 이윤 자체가 풍기는 카리스마라는 게 이런거구나 생각했다. 


심창민의 이윤이 정말 갈수록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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