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은 세손이지만 최철중은 귀의 사람이다. 어쩌면 인간으로 왕보다 높은 자가 최철중일 수도 있다. 최철중이 하는 일은 귀가 하는 일이니깐. 귀를 등에 업은 최철중이 고작 세손에게 기가 죽을일은 없다. 겉으로 감복할 따름이다 말하지만 그것조차 비꼼일정도로... 최철중이 왜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기고만장한지 뻔히 알고 있는 윤이는 결국 할 수 있는것이 없다. 쓴웃음으로 나오는 말은 귀에 존재에 대한 협박이다. 잔혹한 포장된 거짓 살인 현장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 그걸 주지 시켜 그를 순간 놀라게 하는거 말고 지금의 윤이는 할 수 있는게 없다. 

하지만 최철중에게 세손에서 아무나 취급을 당한 굴욕보다 이윤에게 더 중요한 건 궁안에 일어나는 살인에 대한 실상이다. 귀가 이제 숨지 않고 대놓고 사람들 앞에서 움직이고 있는것인지, 그렇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 앞에 이 일은 헤프닝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이윤이 누군가와 대립하는 장면들이 모두 좋다. 현조와 피튀기는 기 싸움도 좋고, 대신들 앞에서 위엄을 보이는 모습도 좋고, 최철중과 속을 감추는 비웃음도 좋다. 그때 윤이의 표정, 눈빛, 목소리가 다 좋다. 이윤이 이 나라의 군주가 될 사람으로 성열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지, 귀와 만날 때 어떠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 어떤 자와 만나도 유연하게 그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결코 그냥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던만큼을 보여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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