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는 귀에 대해서 어디까지 얼마나 어떻게 알게 된걸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금방 풀렸다. 아버지가 직접 이야기해줬고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했다. 생각해 보면 아버지가 억울하게 정치의 희생양으로 죽임을 당했다고 해도 할아버지 또한 왕의 위치에서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을 헤아리지 못하고 할아버지를 향해 칼을 뽑는건 어떻게 보면 어린 손자의 치기어린 행동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 귀의 존재를 알고 나서 할아버지를 완벽하게 용납은 하지 못해도 한편으로는 이해하면서 폭 넓은 시선으로 이 사태를 바라보게 될 줄 알았는데 이미 이윤은 그 단계를 뛰어 넘은 인물이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고 무서운 진실이다. 이 나라가 귀를 섬기는 나라고, 할아버지가 임금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아들의 목숨도 내 놓았다는것... 누구나 도망가고 외면하고 싶을 건데 이윤은 10년간 혼자 이 진실앞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결론을 내렸다. 밤에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반쪽의 귀가 이 나라를 완전히 지배할 수 있었던 건 귀의 힘 앞에 굴복한 사람들이 낮의 시간에 그의 수족이 되어 그의 뜻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 인물이 이 나라의 절대군주라는 자신의 할아버지였다. 귀가 몇백년간이나 숨어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도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그 우월적 지위의 만족때문일 것이다. 결국 윤이가 놓치지 않은 건 귀 뒤에 숨어 있는 사람이다. 정현세자와 사동세자는 귀을 없앨 비책을 알고 있음에도 실패했다. 그 비책은 분명 말린 개구리 눈알을 갈아서 달빛에 3일간 말려 귀에게 뿌린다 같은 단순히 절차적 방법은 아닐거다. 알고 있음에도 사용할 수 없었던 비책, 귀라는 존재의 제거에게만 집중해서 실패한 두명의 세자와는 다른 길로 비책을 찾아가는 윤이에게 비책은 과연 어떤 답을 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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