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자를 과녁에 두고 쏘는 화살은 모두 아슬하게 간자를 비켜 나간다. 세손의 앞으로 보여줄 능력을 한방에 보여주는 씬이 아닐까 싶다. 위협의 선을 타고 넘을 수 있는 사람, 그걸 조절할 수 있는게 이윤이다. 간자를 취조할 때 이윤은 어설픈 감언이설로 그를 설득하지 않는다. 어차피 너는 죽을것이다라는 말 한마디로 그를 완벽한 코너에 몰아두고, 딸의 인형을 보여주며 가족을 지켜준다고 약속했다. 사실 간자가 보통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과정은 잔인한 고문이 쉬운 방법이지만 이윤은 그렇지 않았다. 고문 끝에 나온 말에 진실성이 전해지지 않는다. 이윤은 끝까지 힘으로 억지로 밀어 붙인 게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결국 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사실이라는 걸 현조와 대신들은 믿을 수 밖에 없다. 

역모를 꾸몄다 하여 굶어 죽은 사동세자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으면서도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겉으로는 아버지를 부정하면 참을 수 있는 사람, 간자에게 조차 말 한마디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 이윤이 정말 비범한 세손이라는 걸 이 씬 하나만으로도 납득했다. 

사실 이 씬의 연기는 이제까지 본 이윤의 연기 중에서 가장 아쉬움이 있다. 앞부분 활을 쏠 때나 간자를 신문할 때는 좋은데 뒤에 소리를 치는 장면에서 톤이 떴다. 소리를 크게 내면서 중심을 잡는 방법은 신인연기자로 배워 가는 부분이니깐, 해보고 안되는걸 알았다면 노력할 것이다. 내가 아는 심창민은 그런 사람이라서 다음을 기대한다. 


+산사나무가 흡혈귀에서 치명상을 줄 수 있는걸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윤 화살촉이 나중에 산사나무로 만들어서 귀와의 싸움에서 이용하면 좋을거 같았다. 윤이의 활쏘는 장면을 또 다시 보고 싶다. 


+ 피곤한 상태였는지 쌍커풀이 푹 짙어졌다. 좋은 컨디션으로 계속 찍을 수 있기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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