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토록 저를 찾고 있는 걸 그 녀석이 알까?

필시 살아있을 것이야. 내 그리 믿고 기다릴 것이네.






2화에서 할아버지인 현조와의 대립씬보다 나는 이 씬이 더 좋았다. 이 순간만큼은 창민이에게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할까? 양선을 처음 보고 그 안에서 진이를 발견할 때를 회상할때나, 자신의 마음속에 깊이 담긴 진이가 나타나지 않아 약간의 원망이 담긴 회한, 진이가 변고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잘라낼정도로 서진이 살아 있음을 확신하는 목소리까지... 톤의 높낮이, 한숨을 쉬어야 타이밍, 눈빛의 변화까지 조금 더 혹은 조금 덜이라는 아쉬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씬이다. 사실 이렇게 대사를 읊조리게 되면 전달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창민이는 그런게 없다. 발음이 좋다는 것, 정말 연기하는데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진에게 이윤은 어떤 존재였을까? 서진이 양반이었을 때도 남장을 한 이유는 혹시 궁에 들어오기 위함이었을까? 서진이 어릴 때 풋사랑이 이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윤을 보기 위해서, 이윤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 남장을 한 잔망스러운 여자아이였던 서진이.... 이윤은 그때 그게 우정이었고, 사실 서진이는 애정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면 윤이는 아마 변해버린 현실을 원망할테지. 서진이었을 때는 윤이와 운명이었을텐데 자신의 아버지인 사동세자의 죽음으로 인해 서진이가 양선이 되면서 어긋나버린걸테니... 하지만 이건 나의 상상 속 바램일 뿐이다. 그저 진이에게도 윤이가 깊었으면 좋겠다. 필시 살아 있다고 믿고 10년을 기다렸고 앞으로도 영원히 기다릴거 같은 이윤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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