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에이네이션 여름에 발표했을 때 언제 이 날이 올까 했는데 벌써 후쿠오카 3번의 공연이 끝났다. 어떤 셋리스트로 어떤 곡을 들려줄 지, 어떤 솔로무대를 보여 줄 지, 어떤 무대를 만들어 낼 지 매우 궁금했었고 기대감에 차 있었다. 투어를 앞두고 늘 설레이기는 하지만 위드투어전인 티스토리가 너무 좋아서 그래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중계방에서 실시간으로 듣기도 했고 여러 후기도 보기도 했고, 그리고 지지랄덕분에 좋은 녹음본을 듣기도 했었다. 직접 그 자리에 없이 남의 눈과 귀의 필터를 걸치기는 했지만 위드콘에 쏟아져 나오는 후기들을 보니 그냥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졌다.


위드콘 준비에 들어갔을 때 내가 제일 걱정했던 것은 사무상이었다. 예전에 글에도 적었지만 나는 사무상에게 신뢰라고는 1g로 없고 불신이 가득했었기 때문에 또 얼마나 이 공연을 동방신기로 커버를 할까 라는 한숨 뿐이었다. 하지만 직접 새로운 안무와 연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위드콘의 사무상은 예전의 사무상이 아닌것은 확실한 거 같았다. 사실 일본팬들은 사무상에게 한 없이 너그러운지라 일본팬들의 후기속에 사무상의 칭찬들은 걸러들어야 하지만 한국팬들의 후기들과 겹쳐서 보니 정말 어느정도 각성을 한 듯 하다. 특히 안무부분에서 예전과 달리 곡을 살려주는 안무가 나온 거 같아 다행이다. 게다가 시무상의 라이징선과 왜 리믹스를 그대로 가져온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다. 동방신기는 다른 가수들과 달리 한국과 일본의 투어 준비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좋은 점은 서로 영향을 받았으면 하고 바랬던지라 더 기뻤다. 특히 밴드라이브로 듣는 리믹스는 무게감과 웅장함을 더해 한층 더 녹본만으로도 SMP의 위용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각각의 VCR영상들이 모두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모습들을 담았다고 하니 더 기대가 된다.


셋리스트는 실시간으로 볼 때는 이 근본없는 순서는 뭘까 했다. 사무상의 셋리스트 순서는 언제나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잉? 지금 이노래?라고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했다. 그런데 순서보다 실시간으로 내가 더 많이 한 생각은 과연 창민이 체력이 어느정도 되느냐였다. 엄청나게 몰아붙이는 선곡들이였고 원래 타고난 체력이 강한편이 아닌데다가 고음을 많이 쓰는 창민이인지라 해내는걸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약간의 걱정이 있었다. 그런데 체계적인 운동의 효과라는건 이런걸까? 투어 후기 그 어떤 곳에서도 창민이가 이를 악물고 해냈다는 후기는 어느곳에도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 페이스 분배를 하고 있다는 후기 역시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순간 확고한 힘으로 투어를 이끌어 내고 끝맞췄다는 후기들 뿐이였다. 수많은 연습을 통해 늘어난 댄스실력은 금욕적인 운동으로 만들어진 탄탄한 체격과 튼튼한 체력과 만나 커다란 돔 무대를 시작부터 끝까지 꽉 채우기 충분하게 넘쳤던 듯 했다.


사실 녹본을 들으면서 내가 가장 놀란 건 창민이 보컬의 성장이다. 창민이가 듀오 컴백을 하고 나서 인터뷰에서 자신의 보컬에 한계를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은 역으로 생각해 보면 발전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단순히 자신이 가진 단점을 포장하기 위한 면피용의 말이 아니였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이번 발라드에서 창민이를 통해 퍼지는 감정의 울림통은 그 어느때보다 크고 넓고 깊다. 어린 시절 불렀던 풋풋함이 더 강했던 No를 성숙함으로 부르고,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도시떼를 새로운 곡처럼 다시 듣고 싶은 곡으로 만들어 냈고, 숏버전에서 별 느낌이 없었던 사쿠라미찌가 좋은곡으로, 레코딩에서 창법에 의문이 남았던 위드러브를 끓어오르는 애절한 안타까움으로 내 마음에 되돌아왔으며, 너무나 다양한 목소리도 잘 불러서 I just can't quit myself 내내 듣는 재미가 즐거웠다. 그 외에 많은 곡들이 창민이 목소리를 통해 그 곡들만의 매력으로 내게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투어를 할 때마다 성장을 해 왔지만 한 단계를 확 넘어 섰다고 느낀적은 처음이었다. 잘하는 사람이 더 잘하게 되는건 상당히 어려운 법인데 티콘에서는 창민이의 춤에서 그걸 느꼈다면 위드콘에서는 노래로 창민이가 넘어선 그 순간을 내가 들려준 거 같아 하루종일 나는 녹본을 돌려 들으면서 새롭게 열린 창민이 보컬의 세계를 느끼고 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정말 이번 후기 속 창민이는 그 어느때보다 완벽하다. 늘 걱정을 하게 해준 헤어스타일도 만족을 주고 또 다시 리즈가 온 잘생긴 얼굴을 보면 행복하게 해준다. 탄탄하고 낭창한 몸이 만들어 내는 춤선들은 눈을 현혹시키고, 창민이 목소리의 다양한 색깔의 깊음은 마음을 가득 채워주길 충분하다. 무엇이 부족할까 싶을정도로 위드콘 3일 동안 후기들속에 창민이는 간접적 체험만으로 팬인 나를 행복하게 하고 두근두근 설레임으로 초대한다.


이 결과물 뒤에 창민이의 보여지지 않는 노력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어쩌면 더 힘들었을 수 있을것이다. 보컬도, 운동도, 춤연습도... 이 모든게 무대를 위한것이라는 게 가수 최강창민을 너무 사랑하는 나에게는 참 벅찬 일이다. 후기에서 본 한 줄이 생각난다. 노력하는 가수 최강창민에서 타고난 가수 최강창민이 되는 순간을 만나고 왔다라는 말. 창민이가 쌓아온 시간은 그 문을 활짝 여는 걸 허락했다고... 그 후기 한 줄이 내게 진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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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콘 후기를 보고 나서 할 수 밖에 없는 고해성사인데...위드 투어가 시작하기 전에 작은 마음의 폭풍이 있었다. 결국 가지 않았던 인도덕분에... 아무리 생각해도 창민이가 그곳에 간다는건 말이 안되는거 같은데 하차 기사나 오보 기사는 뜨지 않았었다. 그 와중에 일요일 오전 입국 했을 때 나는 충분히 헤메이고 있었다. 인도 가는 선택이 창민이가 결정적 역할이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과연 그 결정에 창민이의 의지가 하나도 없냐는 질문에는 답을 못했던 이유는 내가 아는 최강창민은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은 하고 싶지 않아도 하는 사람이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두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인도는 첫투어에 영향을 크게 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스케줄이었고 창민이가 그걸 스스로의 의지로 막아 낼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일에는 선택의 책임을 창민이가 다 질 수가 없다. 그래서 답답했었다. 안갈거라는 막연한 믿음 속에 창민이는 입국 했고 저녁에 인천공항에 나타났다. 그럼에도 비행기 타지 않을거라고 현실부정을 하면서 나도 참, 답이 없는 빠수니구나ㅠㅠ 했는데 창민이는 결국 나에게 여전히 최강창민으로 명확하게 정답을 주었다.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참 길었고 조금은 무서웠다. 그런데 이 혼란을 겪으면서 느낀것은 창민이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내가 좋다는것이었다. 나는 지금 창민이를 좋아하는 순간들이 즐겁고 좋아서 이 즐거움이 이대로 내게 아주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는게 나의 본심이었다. 그게 조금이라도 흔들리는게 싫었다. 결국은......그러니깐... 창민아... 그 짧은시간에 스쳐지나가던 널 탓하려던 마음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고마운 최강창민 다운 널 좋아할 수 있어서 많이 행복해. 내 팬심은 너에 비하면 변덕스럽고 유약하지만 굳건한 너를 향하고 있으니 이 시간이 내게는 좀 더 단단해지는 시간이었어.



나의 일본투어 많은 기대를 갖고 설레이면서 기다릴게. Shim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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