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말 무대를 하기 전부터, 아니 티스토리 콘서트에서 오프로드 VCR을 본 순간부터 이 무대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동방신기를 좋아하고 동방신기 무대를 위해서 시간과 돈을 들여서 오는 팬들 말고, 아무런 준비 없는 대중에게 널리 널리 알려주고 싶었다. 그 만큼 나는 오프로드의 구성이 엄청 좋았었다. 안될거야 하면서도 은근히 마음속으로 바랬고 이게 안된다면 이번에 콘서트용으로 준비한 동방신기 대표곡인 라이징선 리믹스를 보여주는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아까웠다. 나만 보기, 우리만 보기... 정말로 너무나 아까웠다. 하지만 결국 연말무대에서 보지 못하고 끝났다. 썸씽과 수리수리도 훌륭한 무대였고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곡들이지만 새롭고 멋진 동방신기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더 컸던지라 여전히 오프로드를 보여주지 않은게 정말 아쉽다. 대중들이 갖는 동방신기 이미지와 다른 면모를 보여주면서 너무나 동방신기답게 동방신기만 할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떻게 저렇게 안무를 잘 만들었는지, 그 안무를 또 어쩜 이렇게 멋지게 소화해 냈는지...내 두분에 모든걸 담아 오지 못했고 저화질 영상으로 볼 수 밖에 없는게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이 무대를 좋아한다. 


티스토리 콘서트에서 좋은 무대를 꼽자하면 참 많다. 괜찮은 곡에서 훌륭한 곡으로 업글하게 된 더블 트러블, 그 자체로도 완벽할 곡을 더 멋지게 리믹스 한 라이징선, 가벼운 댄스곡으로 보는 무대가 얼마나 즐거운지 보여주는 그대신내가, 곡이 좋은만큼 안무와 동선이 완벽했던 오프로드 등등... 나는 이 모든 곡들이 티스토리라는 공연안에서 끝나는것이 안타깝고, 수록곡들이니깐 동방신기팬인 나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내가 심재원을 사무상 보다 좋아하고 신뢰하는 이유들은 이런 것들 때문이다. 심재원은 곡을 망치지 않는다. 심재원이 완벽한 연출가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곡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보여줄 지를 알고 고민했고 대부분의 곡들을 아주 높은 수준의 구성으로 만들어 냈다. 동방신기가 인터뷰에서 심재원이 멋지게, 멋지게, 멋지게를 양보하지 않아서 연습하는 동안 힘들었다고 했었는데 동방신기가 쏟아부은 노력이 아깝지 않았다. 어떤 수준을 요구해도 그 만큼 해내는 애들이 우리애들이니 심재원의 욕심과 동방신기의 열정에 콜라보의 결과는 정답에 가까웠다. 하지만 일콘을 앞두고 생각해 보는 사무상의 연출 속에 동방신기 노력은 그저 아깝다. 


나는 가끔 사무상이 정말 훌륭한 댄서고 커리어를 가진 가수이면서 유명한 연출가인지가 의문일 때가 있다. 화려한 수식어들은 분명 그렇다고 말하지만 내가 봐온 사무상이 만든 무대는 물음표들이 많았다. 예전에 과거 동방신기를 복습할 때 사무상이 손 된 이후로 셋리스트 흐름이 이상했었다. 지금 이 곡이? 지금 이 무대가? 무언가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찬양했던 시크릿콘에 미로틱 연출로 도입한 영상도 개인적으로 미스라고 생각되었다. 미로틱은 유려하게 연결되어 흐르고 흐르는 곡인데 사무상의 스크린 무대연출로 인해 곡은 그룹의 곡이 아니라 개인의 곡으로 조각났고 좋은 안무는 이상한 안무로 변질되어 버렸다. 곡을 위한 연출이 아니라 연출을 위해 곡을 이용한 기분이 든 무대였다. 그때까지는 음.. 하고 넘어 갔었는데 톤 때 다시 미로틱을 불렀을 때 나는 사무상이 미로틱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 확신했었다 .미로틱은 동방신기의 대표곡이였고 재시동을 한 이후로 처음 부른 곡이였는데 첫 날 미로틱을 부른다는 실시간 기쁨의 스포와는 다르게 공연이 끝나고 폭발할 거 같았던 미로틱의 대한 후기를 찾아 볼 수 없었던 이유는 자명했다. 사무상이 미로틱을 망쳤던 것이다. 왜 그 좋은 안무를 다 버렸는지 모를 애매한 사무상식 안무로 미로틱을 바꾼것도 통탄할 노릇인데다가 가장 절정인 창민이 샤우팅에서 오히려 무대 연출은 하강을 하고 있었다. 동방신기가 그 무대를 살려낸 효과를 오히려 흐려지게 했다. 라이브를 완벽하게 소화해냈기 때문에 더욱더 난 이무대가 아쉽다.  그렇게 사무상을 통해 멋지게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소화할 수 있는 가수로 회자될 수 있었던 듀오 동방신기의 미로틱 첫 무대는 잘 불렀다는 것만을 남겼다. 이 외에도 듀엣을 부르면서 와이어 타고 왜 허공을 나르고 있는지 모를이고, 양옆에 엘리베이터는 이유 없이 타고 오르고 있었다. 그 곡에서 그런 연출을 한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연출에 곡이 배경이 될만큼 연출이 화려하고 멋지고 기발한것도 아니다. 돔투어가 되면 다를 줄 알았는데 사무상은 돔이든 아레나든 그저 몇 년동안 계속 오르락 내리락만을 반복 사용할 뿐이였다.


사무상의 또 다른 큰 단점은 동선의 효율성이 없다는거다. 일콘을 보다보면 곡 중간중간 너무 많이 걷고있다. 티스토리에서는 걸어도 그건 안무의 연장선 같았지만 사무상이 짠 동선은 다른 안무를 하기 위해, 다른 연출을 하기 위해 이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발라드건 댄스건 상관없다. 이동을 하는 와중에 노래도 해야 하고 이동하면서 부르는 노래들은 어쩔 수 없이 관객인 나에게는 콘서트 흐름에서 일시정지가 되는 순간들이다. 체력은 체력대로 사용하고 효율성은 제로인 무대들을 보면서 많은 답답함을 느꼈었다. 콘서트 안무들을 모두 사무상이 짜는건 아닐거다. 그런 열정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 하지만 사무상의 인맥들이 만들어 낸 거 같은 수록곡들 안무들이 다 별로다. 노래가 공개 되었을 때 이 무대가 과연 어떨까, 이걸 어떻게 보여줄까 두근거리면서 기대했던 무대들은 전부 나를 배신했다. 너무 많은 손발의 움직임과 몸짓들에 의해 곡의 중심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이게 아닌데... 내가 곡에서 받은 느낌은 이런게 아닌데...곡이 아까워... 라는 생각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동방신기가 일본데뷔를 하고 어느정도 커리어를 쌓은 다음 티콘부터 사무상이 콘서트를 연출 한다고 했을 때 팬덤은 기뻐했다고 한다. 그만큼 명성있는 연출가였겠지만 아무리 좋게 봐도 구동방전까지다. 재시동 이후에는 도통 모르겠다. 지금의 사무상은 연출가로써 빵점이고, 개인적으로 가수와 연출가로써의 좋은 관계인지도 회의적이다. 분명 사적으로 오래 함께 했으니 편한 관계이겠지만 일적으로 동방신기와 사무상은 동등할까? 사무상에게는 처음 봤을 때 일본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자기가 이끌어 줘야 하는 그 어린 신인가수일까? 물론 지금도 그때도 열심히 노력하는건 변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10년차가 되는 수만명을 이끄는 가수라는걸 인지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연출가랑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대등한 관계였으면 좋겠고 그럴거라고 믿었었는데 그 믿음은 트리 이후 산산조각이 났다. 


일콘을 정말 좋아한다. 일콘을 좋아하는 이유는 밴드 라이브, 좋은 스텝들, 안정적이고 프로다운 지원과 함께하는 절대반지급인 동방신기가 있기 때문이다. 사무상이 그 어떤 연출을 해도 동방신기가 표현하면 그것은 좋은 무대가 된다. 하지만 이제는 동방신기 노력을 더 확실하게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사람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재시동하고 3번의 콘서트를 보면서 사무상은 동방신기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만을 깨달았다. 일콘에서 사무상의 존재는 무엇일까? 연출은 올드하고 지루하고 뻔하다. 안무는 곡과 어울리지 않는다. 동선은 비효율적이다. 일로 오래 관계를 맺으면 연출가로써 긴장감도 잃어보인다. 동방신기는 늘 자신들을 채찍질 속에 사무상의 늘 같은 연출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한 쪽이 아무리 꽉 잡고 당겨도 한 쪽이 놓아 버리면 동방신기가 메고 가야 하는 책임의 무게는 더 커진다. 이제는 토호신기와 함께 팽팽하게 줄을 끌어 줄 사람이 간절하다. 곧 토호신기 1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새로운 판에, 새로운 도구로 그려나갔으면 좋겠다. 사무상과 할 만큼 했고 아름다운 이별을 할 시간이 지금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시무상..)..이 일콘 안무구성에 많은 참여를 했으면 좋겠다. 그의 안무구성 능력과 일본의 콘서트 시스템과 맞으면 정말 대박 공연이 나올 거 같은데 동방신기와 토호신기 스텝이 분리되어 있는 우리 사정상 아무래도 그건 힘들테니 현실적 최선책으로 이제는 좀 다른 연출가와 함께 하면 좋겠다. 그 누가 해도 사무상 보다 못하지는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다는게 슬픈일이다. 위드 앨범을 들으면서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기대되는 만큼 사무상의 연출에 대한 우려도 커질정도로 사무상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뚫고 있다.  



동방신기가 했으니깐, 동방신기가 할 거니깐, 동방신기니깐... 몇 년간 그렇게 사무상의 매너리즘을 동방신기가 커버했다. 하지만 이제 탄탄하고 큰 동방신기를 빛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포장지가 필요할 때가 아닐까....내 가수의 노력이 아깝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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